“국군간호사관학교 남성에게도 개방을” 男지망자 목소리 커져

박모(19)군은 군 간호장교가 꿈이다. 지난해 대학 입시 때 간호장교를 양성하는 국군간호사관학교 입학을 알아보다 실망만 했다. 60년 ‘금남(禁男)’ 제도가 폐지되지 않은 탓이다. 박군은 할 수 없이 지방 국립대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박군은 군 복무를 마치고 졸업하는 2016년쯤 간호장교 시험을 볼 생각이다. 시험으로 1년에 남자 간호장교를 10여명만 뽑으므로 2∼3차례 도전해야 합격할 것 같지만, 그는 이미 각오하고 있다.

현재 남자 간호장교 지망생은 500여명으로 추산되는데, 근무 중인 남자 간호장교는 33명뿐이다.

박군은 “금녀(禁女)의 공간이던 사관학교와 경찰대 등 여러 부문에서 여성에게 문호가 개방되고 있는데, 간호사관학교만은 아직도 벽을 허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1951년 생도 모집 이후 60년간 ‘금남의 전통’을 지켜온 간호사관학교를 남성에게도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남성 입학 희망자들은 국방부가 최근 49년 만에 여성에게 학군사관(ROTC) 문호를 개방하는 등 양성평등으로 가는 사회 분위기에 역행하는 명백한 남성 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간호사관학교에 입학하면 간호사 면허와 병역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간호사 진출을 희망하는 남자들에게는 절박한 문제다.

간호사관학교는 남성 입학을 허용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까지 받았지만 요지부동이다.

6일 국방부에 따르면 간호사관학교를 졸업한 사관생도는 소위로 임관해 6년간 군에 복무해야 한다. 졸업생에게는 간호학사 학위와 간호사 면허가 주어지고, 이들의 30%는 보건교사 자격증도 부여돼 국·공립학교로 진출할 기회도 갖는다. 재학 4년 동안 학비와 숙식비 등이 면제되며 월급도 30만∼35만원을 받는다.

간호사관학교가 남성에 대해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여성만이 혜택을 누리고 있다. 국군간호사관학교 설치법 제3조는 입학자격을 ‘17세 이상 22세 미만으로서 미혼’으로 규정하고 있다. 2004년 ‘미혼여자’를 ‘미혼자’로 개정하면서 남성을 받아들일 근거를 마련했으나 실제로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부칙에도 ‘간호사관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남자사관생도의 모집시기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인권위도 2006년 “간호장교 업무가 남성에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고, 육군본부 간호장교도 성별을 제한하지 않는 점에서 남성 입학을 불허하는 간호사관학교 조치는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간호사관학교 정훈장교 변소희 중위는 “학교 측에서도 남성 간호장교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국방부와 꾸준히 협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조민중 기자 inthepeople@segye.com

[출처]: 세계일보 2010년 8월 7일자






 

Posted by 경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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