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웃었다는 주파수 경매, '모두'에 국민은 없다

 

용 환 승
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2013년 8월 30일 새로운 LTE 주파수에 대한 경매가 끝났다. 국내 주요 이동통신 3개사 모두 원하는 주파수를 가져가서 만족했고, 낙찰금액도 적절해서 “모두가 웃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서 이래서 될 것인가 싶어 적는다. SK텔레콤 1.8Ghz 대역 35Mhz폭을 1조500억, KT가 1.8Ghz대역 15Mhz폭을 9001억, LT유플러스가 2.6Ghz 대역 40Mhz폭을 4,788억에 낙찰받았고 금액 합계는 2조 4,289억이다. 정부가 예상한 시초가인 1조 4,414억보다 1조가 늘었다. SK는 기존 주파수를 반납하는 조건이라 4,500억 부담뿐이고 KT의 경우 15Mhz 폭에 9001억은 사실 부담스러운 금액이어서 경매 승자의 저주가 예상된다고 하지만, 시장 가치보다 크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한다(진짜 만족하는 지는 경영진의 교체와 연계되어서 알 수 없는 면이 있다). 피상적으로 보면 진정한 승자는 사실 정부다. 왜냐면 정부는 투자되는 돈 1원도 없이 단지 허공의 주파수 대역만 사용권을 허가하는 권한으로 예상보다도 1조가 넘는 돈을 거둬들인 셈이니 가장 웃어야할 주체는 정부이다. 그래서 정부는 담당직원을 일 잘 했다고 포상이라도 하고 대통령은 주무 장관을 칭찬하는 것이 맞는 일인가 생각해볼 일이다. 그리고 주파수 자원을 이렇게 시장원리에 맡겨 경매를 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도 생각해보자. 결국 경매 대금은 통신사의 투자금액이므로 사용자의 이용요금 인상으로 반영되는 것이다. 신규 국제 항공노선을 배분할 때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에게 경매로 낙찰해야 하나? 그래서 자금력이 우수한 기업에 늘 배정되고 항공료가 인상되어 국제경쟁력을 잃어야만 할까?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5400만명으로 1인당 1대를 넘어서 포화상태가 된지 오래다. 또 이 사실은 휴대폰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이용하는 생활필수품이라는 것이다. 통신요금은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되는 주요 구성요소이다. 우리나라의 통신요금이 가계지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사회적 문제로 인하여 정부도 휴대폰 사용료를 낮추려고 노력하여 2011년 월 기본료를 1000원 낮추는 큰(?) 성과를 거둔바 있다. 진정으로 이용료를 낮추고자 한다면 최고가 경매제도를 없애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미 다른 선진국에서도 우리와 같은 후진적인 정책은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우리 정부에서 결국 국민들 주머니 쥐어짜는 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본다.

 

게다가 정치권에서는 무상복지가 주요 공약이 되었다. 소득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국민에게 무상급식과 무상노인 수당, 무상 전철에 반값 등록금, 그리고 무상 보육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무상보육은 시행 1년도 안되어 벌써 예산 부족으로 중단의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이 들린다. 의식주는 물론 기본권에 속한다. 현대사회에서 전자정부 서비스와 철도승차표를 이용하기 위해서도 인터넷 사용은 이제 필수적이다. 그래서 인터넷 사용을 기본권으로 인정하는 선진국들이 늘어나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디지털 격차 문제도 중요하지만, 경제적 빈부로 인한 디지털 격차 또한 중요하다. 월사용료에 따른 무선 데이터 사용량의 차이는 가난한 학생으로 하여금 무료 WIFI가 되는 곳에서만 데이터를 사용하는 처지가 되어, 지방자치 단체에서 시내버스에 무료 WIFI를 설치하기도 한다.

 

똑같은 공중파를 사용하면서 TV방송국은 주파수사용료를 전혀 내지 않고 있다. 공공의 목적으로 서비스하기 때문이란다. 무선통신 서비스도 공공 서비스 개념을 넣어서 저렴하게 서비스하도록 하면 국가경쟁력 전체가 높아질 것이다. 저렴한 전기, 저렴한 상하수도, 저렴한 주택, 저렴한 도로망, 저렴한 에너지 공급 등은 모두 국가 기간 인프라에 해당한다. 유독 무선통신망에 대해서만 높은 비용의 주파수 비용부담을 국민에게 부과하고 있다. 정보통신 강국 개념에는 저렴한 무선통신망을 제공하는 것이 포함되어야 한다. 스마트폰 구입시 선진국에서는 통신사의 보조금으로 2년 약정에 거의 무상으로 또는 저렴한 비용 부담으로 사용하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단말기 보조금 규제를 통해 2년 약정을 해도 매월 거액의 할부금을 내야만 한다. OECD가 발표한 통신요금의 국가별 비교를 보면 우리나라는 일본, 미국 다음으로 비싼 국가에 속한다.

 

무상복지에 있어서 무상통신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무선 인터넷 데이터 사용에 있어서의 격차문제도 생각해볼 때다. 대학생들의 용돈과 일반 가계에서 무선통신비용으로 지출되는 금액의 비중이 커져가고 있다. 월급 100만원 세대에게 스마트폰 요금은 부담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해결방안 중에 와이파이를 전국에 많이 설치해서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정도다. 와이파이 설치하는 비용과 정책보다는 무선 이동통신망을 설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주파수 경매로 확보한 자금을 가지고 무선 통신 전국망을 하나 설치하고 저렴한 휴대폰을 보급하여 저소득층이 사용하게 하는 방법도 대안이라고 본다. 또는 온 국민이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선통신망을 공기업에서 운영하는 것도 검토되어야 한다. 정부는 소득격차에 상관없이 누구나 무제한으로 통신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최대한 저렴하게 보급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재정이 튼튼하면 전국의 고속도로를 모두 무료로 하면 물류경쟁력이 높아지는 것과 같다. 차선책으로 청소년들에게 월 1G의 데이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대학생들에게는 3GB를, 저소득층에게도 일정량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이동통신 무선서비스를 숨쉬는 공기와 마찬가지로 전 국민에게 무제한으로 무상으로 제공하여 ‘텔레코즘’ 국가에 제일 먼저 도달하기를 기대한다.


출처: 정보과학회 뉴스레터 2013년 9월 25일자




Posted by 경호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