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hink/과학 칼럼2014. 8. 29. 18:25

CIO는 Chief Information Officer의 약자며 우리말로는 최고정보책임자로 번역된다. 회사 경영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IT나 컴퓨터 시스템을 책임지는 최고위임원을 말한다. 나의 커리어 경험을 바탕으로 CIO의 커리어 관리 비법을 설명할까 한다. 1996년에 처음 LG유통의 CIO로 임명되었을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정식 CIO는 두세 명 정도에 불과했다. 당시 사장이 KAIST의 AIM 과정을 다녀온 뒤 CIO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한국IBM에서 LG유통을 담당했던 나를 CIO로 발탁했다. 을이 아닌 갑으로 직접 해 보리라는 생각에 주저 없이 회사를 옮겼다. 1996년부터 2008년까지 유통분야에서 CIO로 일했다. 삼성테스코의 부사장을 끝으로 CIO를 끝내고 좀 쉬고 있는데 헤드헌터사에서 연락이 왔다. 하나금융그룹이 SK텔레콤과 합작으로 카드사를 만들어 CEO를 찾고 있었다. 조건이 금융도 알고, 유통도 알고, IT도 아는 사람을 찾는다는 것이다.

삼성테스코에 있으면서 정보서비스 부문과 보험, 카드, 통신, 전자상거래를 관장하는 신유통을 담당했다. 세 가지 조건에 부합한다 하여 하나SK카드 초대 사장으로 가게 됐다. 하나SK카드는 금융과 통신의 합작사니 융합 마케팅 테마가 필요했고, 그래서 모바일 카드를 주로 마케팅했다. 덕분에 모바일카드 하면 하나SK카드로 포지셔닝을 할 수 있었고, 꽉 짜인 신용카드 시장에서 나름대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자평한다. 첫 임기를 마치고 쉬고 있는데 또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KT였다. KT도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이 손잡고 모바일 카드를 치고 나가니까 위협을 느끼던 차에 마침 보고펀드로부터 BC카드를 인수하게 됐고, 뭔가 공격적인 이슈 선점이 절실하던 때였다. BC카드 사장으로 일하게 됐다.

BC카드에서도 모바일 카드의 확대를 위해 나름대로 진력을 다했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후배 CIO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뜻에서 몇 가지 팁을 정리해봤다.

첫째, 상대의 칼로 싸워라. CIO는 현업의 임원들을 만날 때 현업의 용어와 현업의 이슈를 들고 나와야 한다. 절대 IT부서의 이슈를 현업 임원들에게 이해시키려고 하면 안 된다. “인력이 없다” “예산이 없다” “일이 밀려 있다”고 칭얼대는 CIO를 능력 있다고 생각하는 동료 임원은 아무도 없다.

둘째, 기다리지 말고 찾아가야 한다. 많은 CIO들이 자기 부서 관리에 급급하고 현업과 담을 쌓고 지내는 사례가 많다. 주기적으로 힘 있는 임원들을 찾아다니면서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하고 먼저 물어봐야 한다.

셋째, 우선 내가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 회사에 사고가 터지면 서로 책임 공방이 따른다. 특히 마케팅과 잦은 마찰이 생긴다. 불경기, 날씨, IT가 마케팅에서 주된 핑계거리다. 사장도 꼭 IT 잘못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이때 IT가 일단 “다 내 탓이요” 하고 손들고 나서야 한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이렇게 같이 잘해보자”고 하면 자연스럽게 회사 운영의 이너서클(Inner Circle)에 들어가게 된다. 임원은 한두 번 가볍게 실수하는 것으로는 절대 안 잘린다. 오히려 비협조적이거나 다른 임원들이 투명인간 취급하면 대번에 잘린다.

넷째, 자기 스스로의 실력을 쌓아야 한다. 특히 어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모든 IT 정보가 미국 등 영어권에서 나온다. 남들 보다 한발 빨리 IT 트렌드 정보를 입수하는 것은 IT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IT를 하는 데 영어는 정말 중요하다. 가능하면 이제 중국어도 해야 한다. IT 관련 해외 비즈니스를 한다면 당연히 중국어도 해야 한다.

다섯째 외부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활동해라. 학회, 협회, 포럼, 인터뷰, 기고, 강의, 세미나 참석 등을 통해 자기 자신을 업계에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오너들이 싫어한다고 은둔 자적하는 CIO들도 많지만 오너 모르게도 IT업계에서 자기 존재를 알릴 방법은 많다.

여섯째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시간관리를 잘하고, 자기 자신의 체력을 길러야 한다. IT는 스트레스도 많고 책상에 오래 앉아서 머리 쓰는 업종이기 때문에 자칫 사무직 병에 걸릴 가능성이 많다. 이런 업종일수록 주말에 몸을 많이 써야 한다. 골프만 해서는 건강에 도움이 안 된다.

이런 임원의 자기 커리어 관리 기법은 꼭 CIO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직장인들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일반 덕목이라고 할수 있다. 임원으로서의 자질이 IT 스킬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다.

CIO포럼 회장 ktlee777@gmail.com



Posted by 경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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