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hink/과학 칼럼2014.10.10 16:20

인재를 발굴, 양성, 관리하는 것은 모든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아무리 첨단 기업이고 자동화됐다고 해도 결국 사람이 나서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최고경영자라면 인사관리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안다. 회사의 전체적인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선 잘하는 직원은 더 잘하게 하고, 잘못하는 직원은 닦달을 해서라도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잘하는 직원을 더 잘하게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잘못하는 직원을 잘하게 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잘하는 직원은 잡아 두기 어렵고, 잘못하는 직원은 내보내기 어렵다. 그래서 인사는 정말 어렵다. 최고경영자 스트레스는 대부분 인사 쪽에서 나온다.

자기 회사 직원 중 회사에 도움이 되는 직원이 몇 %라고 생각하는가? 또 좀 더 자세하게 나눠서 연령대별로 양의 부가가치를 갖고 있는 직원들이 몇 %가 된다고 생각하는가? 왜 직원들이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이면 더 많이 회사에 기여해야 하는데 오히려 회사의 부담이 되고 있는가? 아니라고? 그럼 왜 명예퇴직을 오래된 직원부터 하나? 신입직원들이 입사 5년 안에 월급 값을 한다고 생각하나? 회사가 어려울수록 오히려 신입사원들을 명예퇴직 시키고 오래된 고참들을 총동원해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이렇게 하는 기업은 못 봤다. 항상 오래 근무하고 나이 든 고참부터 정리해 나간다. 이들은 회사 업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어떻게 하면 회사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데도 실제로는 이들부터 정리한다. 왜 그럴까?

여기에 월급쟁이 생활의 핵심, 생존 전략이 있다고 본다.

먼저 입사해서 5년 정도까지 도입기를 보자. 대졸 신입을 모집하면 웬만한 곳도 경쟁률이 100 대 1, 200 대 1이 넘어간다. 지원서 내고 면접보고 시험도 보고 이렇게 해서 어렵게 취직을 했으니 회사를 옮긴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은 것이다. 이때는 정말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한다. 직원들도 열심히 배우기 때문에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왕성한 학구열로 정말 열심히 한다. 몇몇 적응이 안 되는 직원들은 이때 회사를 바꾸거나 유학을 가거나 진로를 바꾸기도 한다. 이때는 회사로서는 마이너스 부가가치지만, 마이너스가 그리 크지는 않다.

다시 10년 정도까지 성장기를 보자. 대리, 과장도 달고 업무에 정통해져 각 부서의 핵심 실무자가 된다. 가끔 중요한 프로젝트 팀장도 맡아서 정말 몰입하면서 일을 한다. 몰입하면 일도 재미있고 스트레스도 없고 갈등도 없다. 한창 일이 재미있을 때다. 모든 업무 회의의 중심이 된다. 회사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라고 믿는 단계다. 이때는 양의 부가가치를 가진다.

그 다음 15년 정도까지 성숙기를 보자. 대부분은 팀장이 된다. 이때 벌써 서류를 직접 만들지는 않고 가져 온 서류를 검토하고 고치는 정도 한다. 실제 일하는 시간보다는 보고하고, 보고받고 회의 참석하는 시간이 더 많아 진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큰 갈등이 없다. 이때는 부가가치가 제로에 가깝다. 직접 일을 하기보다는 남이 해온 일에 약간의 손질을 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 20년까지의 쇠퇴기를 보자. 몇몇 잘나가는 동료들은 슬슬 임원이 되기 시작하지만 뒤처진 동료들은 방황하기 시작한다. 회사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업무보다는 개인사에 관한 걱정이 많아진다. 내가 언제까지 다닐 수 있나를 점치기 시작한다. 걱정만 많고 매사가 귀찮고 짜증이 많아진다. 회의도 누가 대리 참석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때는 마이너스 부가가치를 가진다. 높은 월급과 누적된 복리 후생 때문에 마이너스 폭이 커진다.

그래서 회사가 명예퇴직을 실시할 때는 입사 15년 이후의 마이너스 부가가치를 산출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명예퇴직의 대상에서 빗겨나고 오히려 동료들보다 더 빠르게 진급하고 조직의 핵심에 들어가게 될까?

간단하다. 자기 회사에 대한 부가가치를 지속적으로 양의 값으로 만드는 거다. 양의 부가가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산출물이 투입물보다 많아야 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월급 값을 하는 것이다. 업무처리 프로세스의 효율이 높아야 한다. 효율이 좋아야 산출물이 많아진다. 프로세스 효율을 올리기 위해선 자기 개발이 필수다. 도끼를 갈아 가면서 나무를 베야 한다. 대학 때는 다 같이 도서관에서 도끼를 갈기 때문에 별로 차이가 안 난다. 직장 생활에선 자기 도끼는 남들이 뭐하러 하냐고 할 때 갈아야 한다. 남들이 여자친구, 가족, 취미, 여행, 오락에 탐닉할 때 묵묵히 갈아야 한다. 다른 동료들이 일과 생활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할 때, 갈아야 한다. 잘 갈린 도끼로 업무를 잘하고 업무를 잘하기 때문에 더 중요한 일을 하고, 더 중요한 일을 더 잘하기 때문에 더 빨리 승진하고, 도끼가 잘 드니 자기도 일하는 것이 재미있고 그러니 스트레스나 갈등도 없고, 완전히 선순환에 들어가게 된다. 업무에 몰입하고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서 쉬는 시간에 도끼를 쉼 없이 갈아야한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명예퇴직에도 명예가 들어있지 않다. 결국 당신의 인생관이다. 명예퇴직이 정말 명예롭다고 생각한다면 도끼를 안 갈아도 된다.

CIO포럼 회장 ktlee777@gmail.com


[출처]: 전자신문




Posted by 경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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